나는 부산에 있는 용두산공원에 간 적이 있다. 그곳에는 비둘기들이 정말 많았다. 그 비둘기들이 떼로 몰려다니며 바닥을 쪼는 모습이 신기했다. 한 번은 친구랑 갔는데 그 친구는 비둘기들이 무섭다고 했다. 비둘기의 몸에 진드기며 벌레가 있어서 날때마다 머리 위로 떨어질 것 같다고 비둘기가 퍼덕거릴때마다 친구도 같이 퍼덕 거렸다. 또한 친구는 비둘기가 걸어다닐때 마다 머리가 앞뒤로 움직이는 것이 이상하다고 했다. 비둘기가 머리를 앞뒤로 움직이면 어지러울텐데 잘도 움직인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게 용두산공원에 가면 이상하게도 비둘기를 구경하게 되었다. 비둘기가 머리를 앞뒤로 걷는 모습도 먹이를 먹기 위해 전투적으로 달려드는 모습도 보았다. 그러다 보면 비둘기의 다리로도 시선이 옮겨갔는데 비둘기 중에 발가락이 잘린 애들도 보였다. 그런데 비둘기의 발가락이 중간이 잘리기도 하고 발가락이 몇 개가 없기도 하고 아예 발가락 자체를 다 잃어버린 비둘기도 보였다. '비둘기도 교통사고를 당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비둘기도 교통사고를 당하겠지만 비둘기가 발가락만 다치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렇게 비둘기 발가락에 대한 의문을 가진채 지내다가 그 의문을 푸는 순간이 왔었다. 한 번은 새전문가 선생님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 분이 새들의 다양한 울음소리도 들려주면서 새에 대해 설명을 잘 해주셨다. 가장 기억나는 설명은 죽어있는 새의 배를 갈라서 위를 열어보니 파스타면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 새는 산 속에 살아야 하는 새인데도 파스타면이 나왔다는 것은 새가 도시까지 진출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셨다. "그렇다면 이 새는 어떻게 파스타면을 먹을 수 있었을까요?" 나는 '응? 이 새가 파스타가게를 들어가서 주문을 했을리는 없고 파스타가게에 있는 음식물쓰레기통을 뒤졌나? "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추리한 내용을 말했다. 선생님은 음식물쓰레기통에서 먹었을 수도 있지만 파스타면의 형상이 온전한 형태여서 음식물쓰레기통보다는 다른 가설이 더 유력했다고 한다. 그 가설은 사람이 먹고 토한 것을 먹었다는 것이다. 파스타면이 일반 파스타면이 아니라 술안주로 나오는 샐러드에 들어가는 마카로니로 선생님은 마카로니 모양을 손가락으로 그리면서 설명하셨다. 그래서 그 마카로니를 먹었다는 것은 술먹고 취한 사람이 토한 것을 먹었다는 가설이 더 유력하다는 것이다. 그 후로 다른 사람의 토한 자국을 보면 비둘기 밥이라고 불렀다. 토할 것 같으면 "비둘기 밥 줄것 같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질문할 것 있냐는 선생님의 물음에 나는 "비둘기 발가락을 본 적이 있는데 비둘기 발가락 중 몇 개가 잘려있었는데 왜 그런가요?"라는 질문을 했다. 선생님은 "왜 그런것 같나요?"라고 질문을 다시 던졌다. 다른 분들이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지만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선생님이 물건을 싸거나 박스를 옮기기 편하게 싸는 플라스틱 또는 비닐끈 같은 것이 공기 중에 날아다니다가 잘게 쪼개진다고 한다. 그런 종류의 끈을 써본 사람은 알것이다. 그것은 여러개의 끈이 모아서 하나의 굵은 끈으로 만들어 진 것이다. 그것을 여러 갈래로 쪼개서 쓰기도 한다. 그 끈이 바람에 날리거나 어디에 부딪히거나 하면서 얇은 실같이 쪼개져서 공기 중에 날아다니다가 비둘기의 발가락에 걸리고 그것을 뺄 수 없는 비둘기는 발가락에 걸린 끈을 그냥 놔두게 된다. 그 끈이 점점 조여서 비둘기의 발가락을 끊어버린다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비둘기의 잘린 발가락 길이가 달랐구나.'라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비둘기는 발가락에 실같은 끈이 걸려서 잘려질때 많이 아플까?.' 였다. 참여한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 선생님은 새는 발가락에 통증을 느끼지 않는데 그 이유는 새의 피는 사람처럼 발가락까지 가지 않으며 만약 사람처럼 새의 발가락까지 피가 통해 통증을 느끼면 겨울에 동상이 걸려서 죽기 때문이라고 한다. 대신에 새가 걷는데 많이 불편해진다고 말씀하셨다. 때론 발가락이 잘린 새들은 무리에서 왕따를 당하기도 한다고 하셨다. 선생님은 "그러니 끈 같은 것은 잘 포장해서 버려야 합니다."로 마무리 지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새가 우리와 밀접한 관계라고 하는 말에 동의를 외칠 정도까지는 아니였다. 나는'그냥 같이 사는 것이 관계라는 말을 쓸 정도는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이 주로 들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니 ' 관계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방적인 관계인지 쌍방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환경문제를 마주하게 되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적다. 하지만 그것조차 하지 않는다면 내가 실천하지 않는만큼 그들에게 피해를 더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설거지를 할때도 고민하게 된다. '과연 어떻게 하는게 다른 물고기나 물에 사는 생물들에게 가는 피해를 줄일 수 있을까?'를 말이다. 나의 작은 실천이 그들에게 작은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샤워는 최대한 짧게 기름이 묻은 설거지 그릇은 최대한 휴지로 닦아내서 설거지 하기 등을 실천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그런다고 나빠질 것이 좋아지지는 않아. 그렇게 작은 게 무슨 보탬이 되겠어?"라며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실천만 해도 100 나빠질 것을 90으로 줄이는 거라고 생각하며 실천하자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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