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와 고구마처럼 나의 성향에 맞는 일터가 따로 있는걸까?: 1일1글쓰기-20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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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생각정리

감자와 고구마처럼 나의 성향에 맞는 일터가 따로 있는걸까?: 1일1글쓰기-202.09.28.

by 찐콕 2022. 9. 28.

감자를 보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어떤 분이 어릴때 가난하여 밥 대신에 구황작물인 감자를 아주 많이 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성인이 되어서는 감자를 절대 안 먹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자신은 어릴때 평생 먹어야 하는 감자를 다 먹어서 감자를 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위에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나의 어릴적 추억들도 떠오르게 한다. 어릴때는 강원도 시골로 방학마다 갔었다. 강원도에서는 감자가 많이 나는데 어릴때 감자를 먹는걸 별로 안 좋아했다. 찐감자는 퍼석한 식감에 달콤하지도 않고 소금을 찍어먹으면 짜고 설탕을 찍어먹으면 달아서 나중에는 설탕만 찍어먹다가 혼났다. 특히 밥에 감자 넣는걸 특히 싫어했는데 밥의 단맛을 줄여주기 때문이었다. 감자와 먹으면 밥이 밍숭맹숭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외할아버지한테 우리도 감자말고 고구마 키우자고 했다. 달콤한 고구마를 먹고 싶어서였다. 몇 번 키우셨는데 나중에는 고구마 잘 안자란다고 심지도 않으셨다. 그때는 왜 강원도에서 고구마가 잘 안자라고 감자만 그렇게 잘 자라는지 이유를 몰랐다.

고구마는 따뜻한 기후에 맞는 식물로 추운데서는 자라기는 해도 알이 굵지 않고 추운면 동사해서 자라지 못한다. 이런 고구마는 18세기 후반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고 한다. 감자는 춥고 척박한 토양에 잘 자라는데 19세기 중반 정도에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지구 온난화가 지금보다는 더 심해지기 전이니 추운 우리나라에 감자가 더 잘 맞았을 것인데 고구마가 감자보다 먼저 우리나라에 들어왔다는 것이 신기했다. 옛날에는 둘 다 줄기로 자라는 모습때문에 감자라는 말이 고구마도 되고 감자도 되었다고 한다. 엄연히 둘은 열매맺는 방식이 다르다고 한다. 심는 방식을 보면 고구마는 줄기를 땅에 꽂는 방식이지만 감자는 싹이 난 감자를 잘라서 땅에 심는 것이다.

지금은 전라도에서는 고구마를, 강원도에서는 감자를 키우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만약 내가 감자라면 나는 강원도 같은 척박하지만 춥고 물이 조금 부족한 곳에서 자라야 하고 내가 고구마라면 따뜻한 남쪽에서 자라야 한다. 그럼 내가 일하는 장소도 내가 감자같은 사람이라면 인프라도 없고 팀워크를 기대할 수 없지만 스스로 개척해 나갈 수 있는 곳이 맞는 장소일 것이며 내가 고구마같은 사람이라면 인프라, 팀워크가 받쳐주지만 정해진 툴 안에서만 행동해야 하는 장소가 나에게 맞는 일터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일하는 장소가 나에게 맞지 않는다면 나의 성향을 분석해 보는건 어떨까? 나는 어떤 사람인지 말이다. 감자같은 성향인지 고구마같은 성향인지 아니면 다른 작물이나 과일과 같은지.


세상이 객관식 답안같이 나는 감자 너는 고구마 너는 사과 등으로 나누어져 버려서 고민을 안했으면 좋겠지만 사실 그건 힘든일이다. 객관식도 답이 두개다, 세개다, 다 맞다가 나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고민이라는 것이 필요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경우가 더 많아서 힘든 것 같다. 그럴때 일수록 나는 단순하게 생각한다. 아마 난 달콤한게 좋으니깐 고구마같은 성향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일터를 찾는 것이다. 세상에 딱 맞는 따뜻함을 가진 장소를 만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일 것이며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몇가지만 맞아도 일은 하게 되니깐 말이다. 따뜻한 곳이라고 생각해서 뿌리를 내렸는데 예상외로 잠깐 폭염이 발생했던 시베리아 한복판에 떨어진 것을지도 모른다. 일하기 전에는 그곳이 나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니 일단 도전은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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