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다가 로또 1등 당첨이 16번이나 되었다는 로또판매점이 있었다. 혹하는 마음에 들어가서 사려고 보니 가게 안에서는 자동 로또를 미리 뽑아놓고 사려는 사람에게 바로 주는 것이었다. 그렇다. 이 로또판매점에는 로또를 사는 사람들이 많아서 1등 당첨이 많았던 것이다.
그것을 보며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른 아침 어느 여행객이 여행을 가서 아침 식사를 위해서 식당이 많은 곳을 향해 길을 걷고 있었다. 그러다 길 위에서 한 어르신이 삶은 달걀을 산처럼 쌓아놓고 팔고 계셨단다. 이른 아침부터 지나가는 사람도 없는 길위에서 그 많은 삶은 달걀을 파는 어르신을 보니 여행객은 애잔한 마음이 들었단다. 또한 우리가 보통 시장에 가면 상인들이 사람들을 향해 물건을 사라고 외치는 호객행위도 없이 어르신은 뚱한 표정으로 사겠다고 하면 달걀을 건네주었다고 한다. 그 여행객은 어르신을 보면서 '저 많은 삶은 달걀을 언제 다 파시려고 저렇게 많이 삶았지? 저렇게 뚱한 표정이면 사람들도 많이 안 살텐데..' 걱정을 하면서 식당으로 아침식사를 하러 갔다고 한다.
그리고 여행객이 아침식사를 마치고 아침에 만났던 어르신이 계시던 그 앞을 지나가는데 어르신의 삶은 달걀이 거의 반 이상 사라져 있었다는 것이다. 주위를 둘러본 여행객은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삶은 달걀이 다 팔렸다는 것을 알았다. 이른 아침과 다르게 주위에는 많은 사람이 걸어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삶은 달걀을 파셨던 어르신은 그 많은 달걀이 다 팔릴 줄 알고 이른 아침부터 많이 삶아서 나온 것이었다.

나에게 두 가지 이야기는 사람이 많으면 로또에 당첨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과 많은 양의 삶은 달걀도 사람이 많으면 다 팔릴 수 있다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사는 이야기로 생각되었다. 다수의 힘은 생각보다 강한 것이다.
다수의 힘하면 역시 다수결의 원칙이 생각난다. 다수결 원칙이 민주주의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실제 민주주의와 다수결 원칙은 다른 내용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그럼에도 다수결 원칙을 따르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했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수긍할 수 있는 이유를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민주주의는 모두의 동의를 토론을 통해서 이끌어내는 것으로 한명이라도 반대를 하면 그 토론은 계속된다고 한다. 이는 현대에 와서 모두의 의견을 통일시키는 것이 힘들어 다수결원칙을 끌어들인것이라고 한다. 다수결원칙은 다른 이의 동의를 얻어내려고 논리를 펴야 하는 측면과 토론하느라 걸리는 시간을 절약하는 측면에서 월등히 성과를 내고 있지만 조심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한다.
바로 소수의 의견을 듣지 않고 그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것이다. 단지 소수의 사람들만이 그 의견에 동의했고 필요하다고 말하기에 중요도가 낮거나 필요하지 않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정보의 불균형으로 다수가 모르는 정보를 소수만 알 수도 있고 필요성을 느끼는 부분도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소수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여 그들이 주장하는 바가 무엇이며 왜 필요한지 이야기를 듣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사회적 약자의 경우 소수이지만 그들 또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그들이 누릴 권리를 누려야 한다. 하지만 자칫하면 다수에 의해서 그들의 권리가 줄어들거나 필요없는 것처럼 논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수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소수의 의견도 존중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조율해 나갔으면 좋겠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에 보면 할아버지는 작은나무가 말을 건네면 무조건 멈추고 작은나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이야기해 주었다고 한다. 할아버지처럼 말을 듣기 위해 무조건 멈추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상대방이 하고자 하는 말에 집중하고 이해하고 내 생각을 전달하고자 한다면 다수의 힘에 의해서 눌리는 소수의 의견이 많이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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