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그릇에 담아 음식을 먹으면 더 맛있게 느껴진다니: 1일1글쓰기-2022.09.14.
본문 바로가기
글쓰기/생각정리

예쁜 그릇에 담아 음식을 먹으면 더 맛있게 느껴진다니: 1일1글쓰기-2022.09.14.

by 찐콕 2022. 9. 14.

나는 음식을 예쁜 그릇에 담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 라면을 끓이면 그냥 냄비채로 먹었고 차를 마실때도 눈 앞에 있는 컵으로 마셨지 컵을 고르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런 나에게 음식을 예쁜 그릇에 담아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친구가 나타났다. 그 친구는 라면을 끓인 후에도 그릇을 골라서 그 안에 끓인 라면을 담아준다. 그런 친구의 행동을 나는 설거지거리를 늘린다고 타박했다. 그냥 라면 끓인 냄비채로 먹으면 냄비와 젓가락만 씻으면 되는데 거기에 라면 넣었던 그릇도 추가되는 것이다. 그리고 라면을 끓일때도 꼭 긴 튀김젓가락을 사용하거나 집게를 사용하여 라면을 휘저었다. 나는 늘어나는 설거지양에 또 궁시렁 거렸다. 그렇게 궁시렁 대던 내가 어느날 과일을 씻고 그 전처럼 과일을 플라스틱통에 담는게 아니라 예쁜 그릇에 골라서 담았다. 과일만 잠깐 담아내는 거라 물로 헹구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즉 과일 담는 그릇을 설거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예쁜 그릇에 담아보기로 한 것이다.


과일이 잠깐 그릇에 있다가 내 뱃속으로 사라진 거 그릇을 물로 헹구기만 해도 되니 간편하고 먹는 동안 보이는 그릇이 예쁘니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다. 내가 친구에게 이제는 나도 과일을 예쁜 그릇을 찾아서 담아먹게 되었다고 말하자 친구는 그냥 플라스틱 같은 거보다 예쁜 그릇에 담아 먹으면 더 맛있게 느껴진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며 예쁜 그릇에 담아 먹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예쁜 그릇에 담아서 먹는 행동으로 나에게 공분을 샀지만 그래도 꿋꿋이 해서 친구가 변하게 되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표정을 했다. 그렇다고 내가 매번 예쁜 그릇을 찾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릇에 담아야 할때 눈 앞에 보이는 그릇이 아니라 그래도 그릇을 고르는 정도로 나아진 수준일 뿐이다. 나는 아직도 라면을 끓이면 그릇에 담기보다는 냄비채로 먹는다. 대신에 라면 끓일때 긴 튀김젓가락을 쓴다. 일반 젓가락으로 라면 끓일때면 손과 불이 가까워서 손이 많이 뜨거웠는데 튀김젓가락을 쓰니 손이 하나도 안 뜨거웠다. 긴 튀김젓가락으로 휘적 휘적 저으니 몇 번 휘젓지 않아도 라면들이 골고루 익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나는 친구의 행동을 몇 가지 모방하면서 내 삶의 질이 조금은 올라간다고 느꼈다. 다른 사람이 하는 행동을 모두 따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상황에 맞게 몇가지는 따라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느끼는 삶이 나아진다면 그것이야 말로 가장 좋은 일이다. 그렇게 내가 나아지는 삶을 살면 내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내 기분이 사소한 기쁨으로 채워진다면 그거야 말로 내가 원하는 빛나는 삶을 살게 될거라 생각한다. 빛나는 삶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평안하고 사소한 것에 기뻐하고 고마움을 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웃는 표정을 지으며 고운 말을 사용하는 사람이 더 가깝게 느껴지게 되고 한번 더 눈길이 가는 것이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