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날때 왜 지평선과 가까이 한참 날다가 서서히 하늘 위로 올라가는지 아시나요?" 라는 질문을 받았었다. 새에 대해서 잘아시는 분과 하는 강의였다. 그 분과 같이 호수에서 주변의 새들을 관찰하는 겨울날이었다. 철새로 보이는 기러기가 물 위에 앉아있다가 두 날개를 쫙 펴더니 퍼덕거렸다. 그리고는 수면 가까이 한참을 날다가 하늘 위로 점점 올라가는 것을 강사 선생님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렇게 날아오르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신 분이 있을까요?"라는 말을 덧붙였다.
강의를 들으러 온 사람들은 나를 포함해서 모두 조용했다.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무언의 대답이었다. 강사선생님이 낮은 음성으로 설명을 시작하셨다. 새들이 날개를 펴서 퍼덕이면 날개 아래의 공기가 밑으로 밀리면서 새의 몸을 띄운다. 이때 새의 날개가 수면이나 지면과 가까울수록 공기가 압축되어 밀어낸 힘이 작용하여 새의 몸을 띄우는 걸 쉽게 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그렇게 움직이는데 드는 에너지도 적다고 한다. 그러다가 하늘로 떠오르는 것은 이제는 더이상 지면이나 수면과 가까우면 위험하다고 판단되어서 힘찬 날개짓으로 몸을 더 띄운다. 이때부터는 자력으로 몸을 하늘에 띄어야 하기에 에너지를 두배 이상 든다고 한다.

새는 적은 에너지를 활용해서 몸을 공중에 띄울 수 있기에 수면이나 지면과 가까이 난다는 설명이었다. 새가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생각한 전략인것이다. 이렇게 얻은 추진력은 맨땅에서 수직상승하여 하늘위로 날때보다 쉽고 편하기에 많은 새들이 이용한다.
갑자기 하늘 위로 치솟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것 같았다. 이건 철봉에서 내몸을 수직상승 시켜서 턱걸이를 하는 것과 같은 힘듦일 것 같다. 나는 내 몸을 철봉을 잡고 하는데도 띄우기 힘든다. 새는 온전히 자력으로 자신의 몸을 띄워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무 위에서 뛰어내려서 날개짓을 하는가보다 조금이라도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 말이다.
나는 모든 일을 시작하기만 하면 잘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최신의 물건을 사서 내가 하려고 하는 일의 준비를 마치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서 소위 장비빨을 최고로 생각한 적도 있다. 이왕시작하는거 오래할거니깐 좋은 거 사야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오래하지 않고 중간에 하다가 그만둔 경우가 많았다. 그럼 장비들은 집 안 구석에 쳐박히거나 다른 지인에게 주거나 하였다.
내가 가장 필요했던 것은 내가 하고자 하는 일 예를 들어 공부라면 그 공부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추진력이었다. 나에게 추진력을 주는 것은 함께하는 사람들의 기운이다. 혼자서는 딴 생각이 많이 들고 집중력도 얼마가지 않는다. 나는 뜻맞는 사람들과 함께 해나가는 것이 기쁘고 내가 아는 것을 같이 나누는 것이 좋다.
가장 성적이 좋았던 때가 다른 친구가 공부한 것을 테스트하는 역할을 했을때였다. 친구는 공부를 열심히 해서 나한테 책을 건네며 질문 해달라고 했다. 나는 그 책을 스캔하며 나올만한 질문들을 그냥 던졌다. 친구는 잠시 생각하다가 답을 하는데 그것이 맞으면 같이 기뻤고 틀리면 조금 더 힘내라고 응원하거나 힌트를 주거나 하면서 정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하였다. 짧게 공부하고 테스트하는 것이 최고의 공부비결은 아닐까 싶다. 만약 내가 시험을 목적으로 공부를 한다면 친구 하나를 꼬셔서 5분동안 공부할 페이지 수를 정한 후에 그 페이지들을 친구와 서로 테스트하는 것으로 공부할 것 같다.
이건 나의 추진력을 얻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자신의 일에 대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까? 한번쯤 생각해 본다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조금 더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새가 지평선 가까이 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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