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퓨젼 사극을 보다보면 가끔 아는 중국어가 들린다. 대략 한자와 음이 같아서 자막을 보며 유추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특이하게 아는 단어라서 들리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그 집의 제일 위에 있는 사람이 하인들을 부를때 보면 그들은 모두 똑같이 "라이런"이라고 외친다. 오다(來)라는 라이(lai)와 사람(人)이라는 런(ren)을 함께 외친다. 직역하면 사람아 와라, 누구든 여기로 와라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말로 번역하면 "여봐라"가 된다.
이때 나는 '중국사람들은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 보고 내가 있는 곳으로 오라는 말을 한다는 것은 그 사고의 중심에 나를 둔다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봐라" 즉 너가 여기를 보아라라는 의미로 상대방이 보는 것에 중심을 둔다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중국사람과 한국과는 그 사고방식이 다르겠구나.'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러던 와중에 중국문화학자인 분이 하는 강의 티비를 보게되었다. 그 분이 하는 강의의 포인트는 "중국사람들이 유교를 배워서 한국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중국사람들에게 유교는 많은 학문 중에 하나일 뿐이였으며 조선시대가 성리학에 목숨걸었다면 중국사람들은 주자학이었다. 그것도 근대 서양 제국주의에 패배하면서 공자 사당을 불태우는 등 유교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운동을 벌였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처럼 서열의식이 없다. 사장과 친구처럼 이야기하는 걸 보고 한국사람들이 많이 놀라는데 그들에게는 당연한 것이다. 중국어에는 존댓말도 없다. 그들의 사고는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자아주의이다. 자아주의는 나를 중심에 두고 생각하는 것인데 이는 개인주의와 다르다. 개인주의는 개인만 생각하는 것인데 자아주의는 나를 중심에 둔 단체를 생각한다고 보면 된다고 한다. 우리반이 아닌 내가 속한 반, 우리동네가 아닌 내가 속한 동네 등으로 표현했다. 그래서 이런 중국을 맞아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실리추구이다. 실학자처럼 우리의 실익을 우위에 두고 생각하면 된다."였다.
나에게 학자분의 강의가 아직도 기억나는 것은 얼마지나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내가 막연히 중국사람들이 자신을 중심으로 사고할 걸이라고 생각했던 내용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 후에 나는 '사람이 사용하는 말에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많이 녹아나는구나.'를 느꼈다. 이래서 언어를 배울때 가장 힘든것 같다. 나의 사고방식과 다르니 내 생각대로 언어를 만들면 이상한 문장이 되는 것이다. -특히 영어가 그렇다.- 언어를 배울때 유념해야 하는 점은 문법, 정확한 단어도 중요하지만 문장을 만들때 그 언어를 쓰는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중요하다. 왜 이런 문장을 만들었는지 이해가 안되는 문장이 있을때 영어권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생각한다면 더 이해가 되지 않을까? 중어권사람들의 자아주의를 생각한다면 문장 만들기가 더 수월하지 않을까?라고 추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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