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세가와 가즈히로의 [2천개 적자회사를 살려낸 사장의 노트]라는 책을 뒤적거렸다. 초판이 2010년에 나온 책이라서 지금과 상황이 많이 동떨어진 내용도 있다. 하지만 지금 쓸 수 있는 내용도 있다. 다 읽지는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목차를 보고 맘에 드는 내용을 읽었을 뿐이다.
저자는 사원이라도 전체를 파악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체를 파악하는 능력은 '내려다 보는 눈'이라고도 저자는 표현한다. 즉 상사의 시점을 가정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을 하고 그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전체를 파악하는 능력은 아주 중요하다. 이전의 나는 눈에 떨어진 일을 주로 처리하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일을 잘하면서 빠르게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일단 전체를 파악하고 일의 순서를 정해서 처리해 나간다. 다음은 내가 전체를 파악하는 능력이 왜 중요한지 깨달은 에피소드이다.
내가 쿠키를 대량으로 구워야 할 때였다. 그때 나는 그냥 아침 8시부터 구우면 끝나겠지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일을 진행하려고 했다. 그때 나의 친구가 "새벽 6시부터 구워야겠는데?"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날벼락같은 소리가 있나!!! 재료는 다 준비되어서 잘라서 굽기만 하면 되는데 왜 그 시간에 일어나야 하는 건가?!!! 나는 "왜 재료 다 준비되어 있잖아. 잘라서 굽기만 하면 되는데 왜!!! 새벽 6시부터 구워야 해."라고 높은 목소리로 친구의 눈을 똑바로 보며 반항기를 담아 이야기했다. 그러자 친구가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한 판을 굽는데 20분 걸리는데 지금 12봉지가 있는데 한 봉지당 3판이 나오면 36판이 나오고 36 * 20분을 하면 720분이야. 720 나누기 60으로 하면 12시간이지. 거기다가 점심 먹어야 하지. 준비하다 보면 늦어지니 몇 시간이 추가 되지. 쿠키 식혀야 하지. 설거지해야 하지. 그러다 보면 밤 늦게 끝날 수 있어."라고 설명한다. -대충 계산해 넣은것이다. 암튼 저녁 늦게나 끝날 수 있을 것 같은 수치였다.- 나는 수치를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너무 놀라웠다. 이렇게 생각하고 일을 해야 하는구나. 나는 전체를 보지 못했구나. 다행히 쿠키 굽기는 친구의 말대로 새벽 6시에 시작해서 저녁 9시까지 굽는 걸로 대행진을 마쳤다.

이때 내가 느낀 것은 전체를 파악하는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꼈다. 막연한 시간 설정이 아니라 정확하게 나와있는 시간 조차 고려하지 않는게 얼마나 큰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지 경험으로 느꼈다. 그래서 요즘은 일을 하기 전에 생각을 하고 순서를 정하거나 중요도를 고려해서 처리할 것과 미룰 것을 나눠서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습관이라서 일을 하다가 아~ 다른 방법이 있었는데 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종종있다. 하지만 전체를 파악하지 않고 일을 시작할 때보다는 확실히 일의 진척도가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일의 요점을 파악하고 일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 맡겨야 하는 것은 바로 확인해서 넘겨 시간을 벌고 문서를 만들어야 하지만 며칠 있다가 만들어도 되는 것은 내일로 미루는 방식이다.
이렇게 전체를 파악하는 힘과 일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처리할 지를 미리 생각하는 힘이 꼭 필요하다. 일을 잘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내가 쉴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아직은 나도 어떻게 잘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게 필요하다는 것은 인지해서 계속 이 능력을 사용하기 위해 연습 중이다. 아마 이 여정의 중간에 또다른 인연이 있어서 잘 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거나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보란 관심있는 사람에게만 그 모습과 가치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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