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안에는 몇살의 당신이 삽니까?: 1일1글쓰기-202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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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안에는 몇살의 당신이 삽니까?: 1일1글쓰기-2022.10.22.

by 찐콕 2022. 10. 22.

유퀴즈온더블럭에 내가 좋아하는 배우 중에 한 분이신 지진희배우가 나왔다. 지진희배우를 대장금에서 종사관나리 역할로 처음 봤는데 진짜 멋있었다. 그때 결혼을 하셨다고 하셔서 더 놀랐다. 대부분 배우들은 유명해지고 나서 결혼을 하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이 분도 결혼은 아직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결혼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이분은 정말 괜찮은 분이구나."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 분이 나와서 많은 이야기를 하셨지만 내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나이드는게 좋다는 것과 자신의 안에 20대의 자신이 산다는 이야기였다. 유재석엠씨는 나이드는게 좋은데 안에는 20대의 자신이 산다니 모순적이라고 이야기하셨다.-나중에 본인도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안다고 하셨다- 그때에 예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나면서 지진희배우가 하고자 한 말이 이해되었다.

한 지인을 만나러 학교에 간 적이 있다. 지인은 학교 선생님이었는데 문 앞에 선생님의 사진이 붙어있었다. 나는 사진을 보고 너무 젊어보여서 "선생님 20대때 사진인가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선생님이 "그렇게 젊어보이나요? 그거 10년 전 사진이예요?"라고 대답하셨다. 젊어보인다는 말에 기분이 좋으셨는지 지갑에서 사진 한 장을 쓱 꺼내서 보여준다. "이게 고등학교 시절 사진이예요? 지금과 많이 다르죠?"하면서 슬쩍 내 얼굴을 한 번 쳐다보신다. 나는 사진을 보고 "앞에 사진과 비슷한데요? 음....교실 앞에 붙은 사진이 더 젊어보여요."라고 말을 했다. 선생님은 하하하 웃으시면서 "교실 앞에는 사진관에서 말끔하게 하고 찍은거라서 그래요."라고 말하시면서 사진을 다시 지갑 속으로 조심히 넣으셨다. 그 느낌이 아주 소중한 보물을 가지고 계신것 같았다. 선생님이 "지금도 17살 같아요. 내 안에는 17살 그때의 제가 살고 있는데 현실은 50대이죠."라고 푸념인듯한 이야기를 하셨다. 그때 당시에는 '나이와 별개로 자신의 안에 다른 나이가 살기도 하는구나. 사실 거울을 보기 전이나 내 나이가 몇살이라고 이야기 할때를 빼고는 자신의 나이를 실감하면서 살지는 않으니깐.'이라고 생각했다.



그 후 '그럼 나는 몇 살의 내가 안에 살고 있을까?'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초 2~3학년 사이를 벗어나는 나를 생각하기가 힘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그 시절을 엄청 그리워하는 것은 아니다. -기억도 흐릿한 시절로 몇 가지 기억나는게 없다.- 오히려 요즘의 나는 지진희배우처럼 나이가 들어가는 내가 좋다. 물론 건강한 신체와 젊은 피부를 원하지만 그게 나 다시 20대로 돌아갈래 초2로 돌아갈래 라는 뜻으로 하는 말은 아니다. 앞으로 살아가는데 아픈 것 보다는 건강하게 살고 싶기 때문일뿐이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그렇다면 왜 나는 초2가 내 안에 살고 있다고 생각할까? 아마 내가 생각하는 나의 정신연령이 그 나이대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닐까?라고 추측할 뿐이다. 지금의 나는 '어른인 척하는 아이같다.'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많은 것을 아는척 하지만 사실 제대로 알고 말하는 경우도 드물다. 그래도 그 나이대의 아이처럼 호기심이 아직 많다는 것은 감사하다. 아직도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것을 보고 듣는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한다. 아마 나의 성향이 초2 그 나이대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그 이상의 어른인 나를 상상할 수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더 들면 호기심도 떨어지고 의욕도 떨어진다고 하는데 그럼 나의 안에 살고 있는 초2도 자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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