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워서 미뤘던 사랑니 발치를 하고 나서:1일1글쓰기-202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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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서 미뤘던 사랑니 발치를 하고 나서:1일1글쓰기-2022.09.19.

by 찐콕 2022. 9. 19.

재작년 내가 건강검진을 했을때 치과 의사의 조언이 있었다. 오른쪽 위쪽으로 사랑니가 났으니 빼라는 것이다. 이 사랑니는 관리가 힘들고 나중에 관리를 잘못하면 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최근까지 빼지 않았다. 이유는 딱히 썪을 이유도 없을거라 생각했고 양치질할 때 잘 해주면 되겠거니하고 생각했다. 그러다 결국 치과에 가야할 일이 생기고 말았다. 오래전에 이쑤시개로 쑤신 이빨 사이에 피가 고이면서 썩어버린 것이다. 양치질을 할때 치실을 사용해야 하는데 치실을 치아 사이에 넣는게 힘들었다. 그래서 치실 사용을 포기했는데 그 여파가 앞니에 썩은 이빨들이 생긴 것이다. 치과에 가서 그 부분을 긁어내고 레진으로 메꿨는데 그 부분이 떨어질랑 말랑하면서 살짝 걸쳐지는 것이다. 이게 떨어져서 목 뒤로 넘어가면 큰일이라고 생각해서 치과에 가야겠다고 친구에게 말했다. 친구도 자기는 잇몸이 아프니 같이 가자고 했다. 치과에 가서 같이 접수하고 조금 기다리고 있어야 했다. 그렇게 치과 의자에 앉아 기다리면서 치아에 대해 생각하다보니 친구에게 나는 사랑니가 있다고 말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친구가 "그 사랑니 빼야해 ."라고 말하는 것이다. 나는 "응, 안뺄꺼야."라고 대답했다. 친구가 치료를 받으러 들어갔다. 나는 조금 더 기다린 후 치아 사이의 레진을 깎아내고 다시 레진을 진행하는 것을 했는데 전의 레진을 갉아내는데 오래걸렸다. 간단할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가장 힘든 점은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이다. 오랜시간 입을 벌리고 있으니 턱이 아파왔다. 잠깐씩 휴식 시간을 가지고 입을 헹구기도 해서 턱이 아팠다가도 괜찮아졌다. 그 후에 레진을 다시 넣는 작업은 짧게 끝났다. 선생님이 밑에 까지 벌어진 치아를 메꿔주어서 고마웠다. 거울을 볼 때마다 벌어진 치아사이가 은근히 신경쓰였다. 친구도 치과치료를 마쳤는데 친구는 한번 더 오라는 결과를 통지받았다. 친구 잇몸에 염증이 생겨서 그냥 치료가 안된다는 것이다. 스케일링을 받고 그 다음주에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친구가 아주 자랑스럽게 "너 스케일링이랑 내거 잇몸염증치료하는거 예약했어."라고 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 레진치료로 인해서 스케일링을 못 받았기에 "알았어."라고 대답했다. 치과 스케일링을 한번쯤 다시 받아야 겠다고 친구에게 말했기 때문에 친구가 같이 예약한 것이다. 다음 주가 되어서 같이 치과에 갔다. 그런데 친구가 "너 사랑니빼. 그거 놔둬서 썪으면 돈 더 들어가. 알았지."하면서 접수처에 내가 스케일링이랑 사랑니 발치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나는 순간 당황했지만 돈이 많이 들어가라는 말이 혹해서 사랑니 빼는 것을 결심했다. 이전에도 사랑니 뺀 적이 있지만 너무 아팠던 기억만 남았다. 그리고 사랑니 뺀 자리를 꿰맸다. 그래서 지금도 그  사랑니 뺏던 곳의 잇몸을 혀로 만지면 꼬맨 자국이 남아있다. 그렇게 치과 대기실에서 사랑니 발치에 대한 무서움에 긴장하고 있었다. 그렇게 기다리다 내 이름을 불러 들어갔는데 치과의자에 누운 순간 혼자 주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괜찮아, 잘 될거야. 나만 긴장 풀면 돼. 내가 긴장한 거 느끼면 치료하시는 분이 더 긴장할 수도 있어. 자 릴렉스~.'를 계속 거듭 마음속으로 외치면서 치아 스케일링을 받았다. 치아스케일링을 전에도 받은 적 있지만 참 적응 안되고 그 윙거리는 소리가 귀 옆에서 들리니 무섭고 그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치아가 많이 아픈건 아니지만 물이 계속 들어오니 버겁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뭔가 치아스케일링에 능숙한 분은 아니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의 마음 속 주문이 바뀌었다. 나는 '괜찮아, 능숙하지 않아도 꼼꼼한 성격으로 차분히 잘 해주실거야. 긴장풀자. 나만 긴장풀면 돼. 릴렉스~'라고 다시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사랑니를 발치하는 순간이 다가왔다. 치과의사선생님은 "사랑니 발치를 하는데 엑스레이 사진으로는 뿌리가 걸리는 것이 없어보여 5분이면 빠질것 같은데 옆에 모양을 볼 수 있는 사진이 없어 만약 옆으로 걸리는 것이 있으면 더 시간이 더 걸립니다. 만약 사랑니를 빼는게 안되면 잇몸을 칼로 잘라서 빼내야 한다."고 말하면서 아주 친절하게 내 이빨 엑스레이에 펜으로 표시하면서 설명해 줬다. 내가 겁을 먹은 것을 안 치과의사 선생님은 "아마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이네요. 잘 빼 드릴테니 걱정마세요."라고 안심을 시켜 주시려 노력하셨다. 그렇게 다시 치과 의자가 눕혀지고 나는 입을 더 크게 벌리려고 노력했다.


내가 이렇게 크게 벌리면 치과선생님이 내 치아가 더 잘 보여서 빨리 빠질 것 같아서이다. 그렇게 내가 입을 벌리자 선생님이 마취연고를 사랑니 주변 잇몸에 발랐다. 마취주사를 맞기 전에 마취연고를 발라서 덜 아프게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마취연고를 바른 잇몸에 마취주사를 하자 덜 아프기는 했다. 그렇게 사랑니 근처 잇몸에 2~3방의 마취 주사를 맞고 잠시 기다린 후에 사랑니 발치에 들어갔다. 선생님이 펜치(?)같은 치과도구로 내 사랑니를 잡고 앞뒤로 흔들었다. 그렇게 몇차례 흔들어서 상태를 확인하더니 점점 힘을 주시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내 이빨이 틀니처럼 다 빼질것 같은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지만 사실 치과선생님이 잡은 것은 내 사랑니 하나 뿐이라는 것을 알기에 또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치과선생님은 아프면 오른손을 들라고 하셨다. 나는 아프지는 않았다. 그저 무서울 뿐이었다. 그래서 조용히 있었다. 그렇게 몇 분이 지나자 점점 사랑니가 헐거워지는 것이 느껴지고 바로 사랑니가 발치 되었다. 순식간에 사랑니가 빠져나온 기분이었다. 사랑니가 빠진 잇몸에 솜을 물려주면서 앙 다물라고 치과선생님이 말했다. 그러면서 치과선생님의 브리핑이 시작되었다. "처음에 사랑니가 잘 움직이지 않아서 잘 빠져나올 수 있도록 흔들어서 공간을 만든거예요.  사랑니 뿌리 옆 모양이 조금 바른 모양이 아니라  시간이 조금 더 걸렸지만 다행히 아무 이상없이 빨리 발치가 이루어졌습니다. 솜은 피가 멈출때까지 물고 있으시면 되는데 2~3시간 정도는 물고 있으세요. 사랑니가 그래도 잘 발치되어서 따로 잇몸을 꼬매지는 않았습니다. 식사할 때 발치한 부분으로 식사하지 마시고 양치할 때도 조심하면 점점 살이 메꿔질겁니다. 식사는 2~3시간 후에 마취 풀리면 하세요."라고 했다. 사랑니를 뺏는데 사랑니 뺀 잇몸을 꼬매지 않아도 된다니 신기했다 살이 메꿔질거라고 하는데 어떻게 메꿔지는 거지라는 궁금증도 생겼다. 그렇게 8월 6일 뺀 이후로 시간이 지난 지금 그 사랑니 자리는 차분히 메꿔지고 있다. 처음에 음식물이 그 사랑니 자리에 자주 끼어서 빼줘야 했는데 살살 빼야 했다. 양치질은 되도록이면 그 사랑니 주변만 하고 사랑니 살을 건드리는 행동은 자제했다. 양치질하거나 음식물 뺄때 사랑니 발치한 잇몸 부분이 조금 아리기는 했지만 너무 아픈 정도는 아니였다. 잇몸은 구멍이 난 가운데 주변으로 점점 살이 차올라서 그 부분이 메꿔지는 방식이었고 점점 잇몸이 메꿔지는게 신기해서 가끔 혀로 얼마나 메꿔졌나 체크할 정도로 나중에는 안아팠다. 아직도 조금 덜 메꿔지기는 했지만 다음달에는 아주 완벽하게 메꿔질 것 같은 기대감이 솟는다. 사랑니 발치는 아팠지만 잘 뺐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아플까봐 스스로 변명하듯이 사랑니발치를 미뤄온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사랑니가 썪을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친구는 잇몸염증 치료를 했는데 엄청 빨리 끝나고 아프지도 않았다고 신기해 했다. 그렇게 우리는 꼭 해야 하지만 아플까봐 무서워서 미뤘던 일들을 해결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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