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면 어디를 가건 제일 먼저 생각하는 것은 비행기표와 숙박이다.
이것이 정해지면 다음은 여행할 곳, 먹을 것을 탐색하게 된다. 이건 먹을 것과 관련된 추억 이야기이다.
내가 처음 대만을 여행을 계획했을 때 대만 프렌즈(?)라는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다. 그리고 같이 간 언니의 동생이 같은 책을 빌려주어서 그 책이 정말 필요한 책처럼 느껴졌다.
그 책의 위력을 확인한 것은 책에 나온 만두가게를 가서였다. 그 음식점 점원들은 한국어를 전혀 못했지만 거기에 한국어 메뉴판이 있었다.
그 책에서 추천한 음식에 대한 메뉴판만 있었다. 헉! 정말 맛있지 않았다.(여기서 말하는 맛있지 않았다는 것은 맛과 분위기 모두를 평가하는 것이다.) 책에 나온 내용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느낀 곳 이었다. 정말 맛없었느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하겠지만 그렇다고 대만에서 하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하기에는 매력이 없었다.
'너희는 이거 먹으러 왔으니 고민하지 말고 이거 시키고 먹고 돈 내고 가~!'
라는 느낌이 가게 점원들의 몸짓과 표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느낌이었다.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빨랐지만 하나 먹자마자 접시를 가져가 버리고 하니 감시의 눈길을 받으면서 빨리 빨리 라는 느낌에 먹다 체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물론 우리 일행만의 느낌일 수도 있다.
그래서 여행책에서 추천한 음식점은 되도록이면 안가려고 한다. 차라리 최근에 간 블로그를 믿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그건 선택이다.
너무 정보가 없으면 맨땅에 헤딩이라서 항상 결정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나 같은 우유부단한 성격은... 뭐라도 정보가 있어야 찾을 수 있으니깐 말이다. 물론 그런 경험만 한 것은 아니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친구는 피곤해서 녹다운되었다. 하지만 나는 대만의 꽃은 야시장이라는 사실을 책에서 블로그에서 봤는데 처음 온 대만에서 못 보았기에 섭섭했다. 그래서 나는 인터넷 폭풍 검색으로 호텔 근처에 조그만 야시장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래서 나와 언니만 호텔 근처의 조그마한 야시장으로 갔다. 친구는 못간다고 거절했다.
그러다 우연히 쌀국수와 여러가지를 파는 우리나라 떡볶이나 어묵 파는 수레 같은 것을 보았다. 대충 둘러보니 한자만 적혀 있었다. 내국인만 와서 먹는다는 뜻이겠지. 대충 파는 실물을 보고 번역기 돌려가면서-메뉴를 사진으로 찍어서 번역기 앱을 돌렸다- 보는데 언니가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야 저거 선지 같다. 저것도 시켜보자. 뜨끈한 국물이 있어야 돼"

우리는 대만에 기습적인 한파가 몰려온 그날 여행을 시작했었다. 그래서 엄청 추웠다.
그 여행이 시작된 날 대만에서 몇 십년 만에 노숙자가 얼어 죽었다는 기사도 보았다. 대만은 대체로 한국보다 따뜻한 겨울 기후여서 겨울에도 패딩이 필요 없다고 했는데 가서 패딩 꺼내 입었다. 큭~ 날씨 운이 개떡이었다.
참고로 언니는 음식에 대한 눈썰미가 좋다. 나는 언니를 믿음이 가득한 눈으로 보며 동의를 했다. 그래서 쌀국수와 선지를 시키기로 합의를 보고 주인장에게 메뉴를 가리키면서 쌀국수와 선지를 가리키면서 손가락을 한 개씩 펴서 1개씩 시킨다는 표시를 했다.
그런데 그 주인장이 망설이며 불안한 눈빛으로 우리를 쳐다보았다.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로 시작하는 노래를 연상시키는 눈빛이었다.) 우리가 영어로 주문을 하니깐 대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은 눈빛도 읽었다.
그런 와중에 어떤 청년이 오자 그 주인장이 청년에게 뭐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청년이 우리를 보고 선지를 가리키면서 자신의 핸드폰을 우리에게 보여줬다. 그러면서 물었다.
"OK?"
라고 말이다. 그래서 본 그 핸드폰에는 번역으로 돌린
"Blood"
라는 글자가 보였다. 그리고
"Pig"
라는 단어도 뒤에 덧붙여서 얘기했다. 그래서 나는 언니에게 물었다.
"언니 저거 돼지피라고 하는데요? 괜찮아요?"
라고 언니에게 물으니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괜찮아. 우리도 순대에 돼지피 넣어 먹잖아. 선지랑 같은거 맞네. 시키자."
그래서 우리는
"네, 우리도 비슷한 거 있어요."
라고 답변을 했다. 우리의 대답을 들은 그 청년이 주인장에게 뭐라고 했고 그때서야 안심이 된 주인장이 쌀국수와 선지를 주었다.
그때 가격은 일반 음식점의 가격보다 쌌고 맛도 괜찮았다.
특히 좋았던 것은 사람과 소통하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아~ 참고로 주인장은 나이 드신 분은 아니었고. 나보다 젊고 예쁜 동생 같은 느낌의 여성 분이었다. 그래서 주인장이 귀엽게 느껴졌다. 뭣도 모르는 외국인이 와서 못 먹는 걸 시킬까봐 고민하는 그 배려가 너무 고마웠다.
고마운 청년은 주인장의 고민이 해결되자 마자 본인 것을 사서 오토바이에 실어 쿨하게 떠났다. 나는 이런 추억을 남기는 여행이 좋다. 대만에 대한 좋은 기억을 준 그들에게 고맙고 또 놀러가고 싶어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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