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단순함이 기막힌 것을 찾아낸다 - 대만 정말 맛있는 펑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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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단순함이 기막힌 것을 찾아낸다 - 대만 정말 맛있는 펑리수

by 찐콕 2023. 1. 21.

 여행을 가게 되면 한국에 사 오면 좋을 쇼핑 리스트를 찾게 된다.

그 쇼핑 리스트는 블로그 검색이 대부분이었다.

정말 유명한 관광지는 여행이나 관광청 홈페이지에 있는 리스트 또는 매거진에 작성된 글을 보기도 한다.

 

대만에 여행 갔을 때 한국에 사 오면 좋을 리스트에는 항상 펑리수 즉 파인애플쿠키(Pineapple Cookies)가 들어있다. 그래서 처음부터 펑리수는 꼭 사 왔는데 버터맛이 많이 나는 것도 있고 다른 쿠키랑 별반 다르지 않고 특별할 것 없는 것도 있었다. 그래서 정말 맛있다고 느껴보지는 못했었다.

 

처음 여행에서는 면세점에서 펑리수를 샀던 거 같다. 이 펑리수도 버터맛이 강한 편이었다. 이걸 먹고 '왜 파인애플쿠키라고 부르지?'라고 생각될 정도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파인애플 맛은 진짜 잠깐 왔다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 여행에서는 맛있다고 하는 치아더, 썬메리힐, 유명 관광지에서 파는 펑리수 등을 샀는데 치아더는 다양한 맛만큼 조금 더 내 취향이기는 했다. 썬메리힐은 버터맛이 강했던 것 같다. 

'이건 버터쿠키랑 뭐가 다를까?'를 고민했던 것 같다. 그리고 신동양에서 파는 사슴 그려진 펑리수도 샀는데 맛은 그저 그랬다. 

반전은 친구가 산 펑리수였다. 친구가 산 펑리수는 정말 파인애플쿠키라고 불릴 만큼 맛있었다.

유통기한은 기존의 펑리수보다 짧지만 정말 맛있다. 강한 존재감만큼이나 비싸다. 일반 신동양 사슴 펑리수보다 더 비쌌다. 그래도 관광지에서 사 오는 물품으로 정말 추천한다. 파인애플맛이 강한 펑리수다. 

 

'내가 기대했던 것이 아마 이런 펑리수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이 좋았다. 난 친구에게 물어보았다. 어떻게 이런 펑리수를 사게 된 것인지 궁금했다.

 

'이 펑리수 어떻게 산 거야?'

'블로그 추천이야?' 

'어느 사이트에서 봤어?' 

'누가 맛있다고 사라고 추천해 줬어?'

라는 나의 많은 물음 뒤에 (친구는 대답을 신중히 하는 편이라서 그동안 나는 많은 질문을 한다.)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파인애플 그림이 상자에 그려져 있어서 샀어."

 

 

그렇다!! 맛있는 펑리수에는 저 파인애플 그림이 있다. 아주 오래된 드라마 <대장금>에 보면 이런 장면이 있었다. 어린 장금이가 음식을 맛보고 홍시맛이 난다고 해서 최고 상궁이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

고 그때 장금이가 말했다. 

"그저 홍시 맛이 나서 홍시라고 했는데, 왜 홍시 맛이 났냐고 물으시면"

이라고 말이다. 그때 최고 상궁이 말한다. 

"그래 홍시맛이 나서 홍시맛이 난다는 것을 물어본 내가 어리석었구나."

라고 말이다.(이 장면은 많은 패러디와 함께 어린 대장금 역할의 연기자가 유명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렇다 나는 어리석은 자였다. 

 

헉!! 파인애플 그림이 있는 펑리수를 사보는 그 과감한 결단력이 난 없었다. 가격 보고 쫄아서 이 가격이면 실패해도 타격이 클 거라는 생각과 다 같은 펑리수겠지라는 자기 합리화를 걸쳐서 중간 가격대인 신동양의 사슴 무늬를 골랐다. - 너무 싸면 맛없을 것 같고 그렇다고 비싼 걸 사자니 모험일 것 같은 마음이었다. - 흑 ㅜㅜ

 

이 맛 좋은 펑리수는 양도 적다. 45g씩 9개가 들어있다.

이 펑리수의 파인애플 그림을 없애면 다음 무늬가 나온다.

토왕라이? 투왕라이 상자
 

 파인애플 맛이 얼마나 진하면 포장지 하나를 벗겨도 또 파인애플 그림이 있다. 크흐흐흐 세 번째로 간 여행에서는 무조건 이 맛난 펑리수만 사 왔다. 그런데 어떨 때는 재고가 몇 개 없다. 

 
'나만 아는 맛있는 펑리수가 아니였던 건가?'
 
'친구와 같이 파인애플 그림에 유혹 되어 사는 사람들이 있었던 건가?'
 
몇 년 전에 갔던 것이 마지막이라서 지금 파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대만에 갈 사람들 중 진한 파인애플 맛의 펑리수를 원한다면 꼭 이 펑리수를 사길 추천한다. 자세히 보면 상도 받은 거 같다. 금상이라고 써져 있다. 근데 이 펑리수 이름을 모르겠다. 
파인애플 그림 있는 중국어 단어는 旺(성할 왕),來(올 래), 酥(연유 소/수 - 유제품 일종인 연유를 뜻함)

왕래는 왕라이로 발음되며 상서로움, 흥성함, 자손이 번성함의 뜻을 가지고 있다. 선물할 때 이런 말 한디에 감동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억에 더 남게 되는 이야기가 있는 선물이 될 것이다. 대만의 민남어로는 파인애플을 '왕라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土旺來酥는 흙파이앤플과자(?)라는 뜻일까?

구글 검색을 해보았다.

해당 제품을 타오바오에서 판매하는데 ◆ 제품명 : [Xin Dongyang] Tang Dian Zi Tu Wang Lai Crisp라고 나와있었다. 유통기일은 45일이라고 한다. 신동양에서 보았던 기억이 맞았다. 신동양 제품이다.

土旺來酥를 소개한 타오바오 판매 페이지를 구글번역하니 투왕라이를 <지구파인애플케이크>라고 번역되었다.

여기서 재미있는 단어가 몇 가지 표현되어 있었다. 파인애플 식이섬유의 쫄깃한 식감 - 사실 이 정도까지는 아니다. 그래도 타제품보다 파인애플 식감을 느낄 수 있는 건 사실이다.-이라는 표현과 흙내음이 있는 파인애플의 새콤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여기서 흙내음이라는 단어로 토를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궁금한 사람은 밑의 사이트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https://world.taobao.com/item/563658636999.htm

 

新東陽唐點子土旺來酥鳳梨酥9入 糕點下午茶酸甜果香臺灣順豐直郵 - Taobao

官方物流寄送至全球十地 下單頁多種物流方式可供選擇

world.taobao.com

 

결국 물건을 고를때 때로는 단순한 이유가 더 좋은 물건을 고를 수 있는 비기가 아닐까 싶다고 느낀 에피소드였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때론 불편하고 힘들지만 그래도 배우게 되는 것 같다. 성인-다 자란 성인이 아니라 꽤 유명한 말을 했던 사람들을 지칭한다. 말하면 보통 2명 중 1명은 아는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3명이 여행을 가면 꼭 배우게 되는 사람이 있다고 그게 좋은 태도이든 나쁜 태도이든 애매한 것이든 뭐든 간에 깨달음을 준다는 것은 동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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