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의 기준을 해석하는 것은 평가자의 마음이다.: 1일1글쓰기-2022.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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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생각정리

평가의 기준을 해석하는 것은 평가자의 마음이다.: 1일1글쓰기-2022.10.06.

by 찐콕 2022. 10. 6.

평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일이 있었다. 나는 유아교육 이론 수업을 받고 1주일 동안 실습을 하게 되었다. 나는 이론에서 배운대로 아이들의 말을 열심히 들어주고 기저귀를 갈때도 노래를 불러주는 등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실습한 곳에서 나를 평가했던 평가자의 내용은 처참했다. 평가자의 눈에는 나는 아이들이 놀때도 지켜봤으며 기존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지도할때 옆에서 거들었을뿐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한다고 생각할 만한게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실습한 곳에서의 평가는 "나는 너가 무얼했는지 모르겠다."였다. 그때 나는 억울해서 울기도 했다. '배운대로 했는데 왜 내가 한 모든 행동이 의미가 없었던 걸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를 지도해주셨던 선생님이 우는 나의 등을 토닥이면서 "나는 너가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알아. 하지만 평가자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을 평가해. 그러니 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평가자들이 너를 평가할 수 있어. 아이들과 크게 노래를 부른다던가 같이 놀아줘. 그리고 선생님들에게 다가가서 같이 도와줘. 너가 아이들을 위해서 선생님들을 위해서 어떤 것을 하고 있는지 평가자들에게 보여줘. "라고 조언을 건넸다.

그 후에 다른 곳에서 한 2차 실습때는 1차 실습때의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아이들이 노는 시간에는 같이 노래도 부르고 손을 잡아주고 하는 행동들을 하거나 기존 실습장소에 계신 선생님들에게 말을 걸거나 도와줄 일을 찾아서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나에 대한 평가가 "아이들과 잘 놀아주고 다른 선생님들을 도와주려고 노력한다."로 바뀌었다. 이때도 나를 가르쳤던 선생님이 오셨는데 나의 눈을 바라보면서 "여기계신 선생님들이 너에 대해서 좋게 평가해. 아이들과도 잘 놀아준다고 하고. 잘했어."라고 말하면서 손을 토닥여주셨다. 이때 평가란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구나. 평가자의 마음에 들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결국 나는 그 실습이란 것이 '이론을 실습하는 장소'라는 개념이 아니라 '나의 행동을 평가자에게 긍정적으로 보이게 해야 하는 곳'이라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사람이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일은 나의 실습처럼 완전 타인이 나의 행동을 보고 하는 평가도 있지만 직장의 동료나 상사가 하는 평가도 있다. 완전 타인은 나에 대해 아주 조금만 알기에 나의 행동에 촛점을 맞춰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직장 동료나 상사는 거의 매일 마주치기에 서로가 겪은 에피소드들이나 감정이 쌓인다. 그 감정과 생활에 대한 내용이 평가에 반영된다.

이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평가자의 성향이다. 평가자가 자신을 잘 따르는 사람을 좋아하면 그 사람이 눈에 띄는 미친듯한 성과를 보여줘서 '진짜 그 사람은 최고야.'라는 소리를 들어도 평가자를 따르는 행동을 안 보여주면 평가가 보통이거나 낮을 수 있다. -물론 다른 동료의 눈치를 보는 사람이라면 그래도 좋은 점수를 줄 수도 있다.- 사람들 중에는 평가 기준이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줄 수 있냐고 반문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평가 기준이라는 것은 이 사람이 몇가지를 했으면 만점, 아니면 0점으로 매겨지는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이다. 평가 등급이 있고 이 평가 등급 중에서 최고는 몇 명, 그 다음 몇 명, 하위 몇 명 등으로 나뉘는 시스템인 것이다.

그렇다면 그 평가기준을 해석하는 기준은 평가자의 마음인 것이다. 평가서를 보면 주관식이지 객관식으로 표현된 내용이 아니다. '이 사람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했습니까?'라는 평가 기준을 예로 들어보자. 만약 내가 평가자라면 '성실히'와 '수행'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월급을 받는 이상 다른 사람들도 업무를 한다. 그렇다면 '성실히'와 '수행'이라는 단어를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결국 내가 지시한 업무를 수행해서 좋은 결과를 내 준 사람일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내 기분을 맞춰서 내가 업무성과를 더 잘 낼 수 있도록 응원해 준 사람이거나.


사실 평가서의 기준자체가 애매하기에 평가서를 평가자 마음대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고 평가자가 평가를 하기 위해 교육을 받는 것도 아니다. 평가를 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 해도 자신의 감정이 그곳에 담기는 것을 조심하는 평가자는 그리 많지 않다. 결국 사람에 대한 평가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제기된 문제를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은 없기에 무시될 가능성이 높다.

좋은 평가를 받고 싶은 것은 사람의 욕구이지 않을까? 좋은 평가 =인정 이라는 공식이 100% 일치는 아니여도 어느정도는 일치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좋은 평가를 받고 싶다면 일단 기준을 알아야 한다. 어떤 기준을 바탕으로 점수나 순위가 매겨지는 지를 말이다.

기준을 안다면 제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평가자의 철학, 성향 등이다. 평가자가 편애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내 능력이 개떡같아도 나를 밀어주는 평가를 할 것이다.-아마 그러면 평가의 내용을 보면서 자신의 기분이 좋으면서도 싫어질 것이다. 대부분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아도 평가자와 사이가 좋은 사람은 대체로 없었다.- 그렇게 받은 좋은 평가는 언제든 이 사람이 안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같이 가지고 있어서 인정의 욕구를 채워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평가자의 마음을 헤어리지 말아야 할까? 나는 평가자의 마음을 파악해야 한다고 본다. 평가자에게 아부를 떨어야 하는 상황의 평가가 나를 기다린다면? 아부를 좋아하는 평가자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에 대해 나를 질책하는 상황은 피하게 된다. 평가자가 나의 '능력'보다는 자신의 '기분'을 더 중시한 평가에 휘둘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평가라는 것이 피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우리는 매일 물건, 장소 등을 평가하고 사람들도 평가한다. 하지만 평가자의 '기분'에 따라 바뀌는 평가는 무시해도 된다. 그저 나의 가치를 기분에 의해 내려진 평가를 기준으로 삼아 스스로 자신의 가치에 다시 점수를 매기는 행위는 하지 말자. 그 평가는 나를 위한 평가가 아니라 그 사람의 기분에 대한 평가이니깐 이걸 분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더욱 평가자의 성향을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그 평가자의 성향을 알아야 그 사람이 내린 평가의 등급을 나도 매길 수 있으니깐 말이다. 평가란 돌고 돈다. 비록 나의 평가가 그 사람에게 영향은 없을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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