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내새끼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아이가 잘 놀다가도 갑자기 몸이 아프다고 말해서 곤란을 겪고 있는 부모였다. 처음에 아이가 아프다니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방문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이곳 저곳이 아프다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지만 의사들은 병이 없다는 진단만을 내린다. 하지만 아이는 아프다고 30분 넘게 운다.
그래서 오은영박사가 부모들을 쳐다보면서 "아이가 아픈거에 대해 꾀병이라고 생각하시나요?"라고 말한다. 이에 부모들은 입술을 우물쭈물 움직이다가 "잘 놀다가 갑자기 아프다고 하고 병원에 데려가도 딱히 아픈곳이 없다고 하니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대답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병원을 데려가도 딱히 아픈 곳이 없다는 의사의 진료와 울고 있는데 갑자기 신경질을 내기도 하는 모습에서 꾀병이라는 단어를 먼저 떠올렸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이는 꾀병이 아니라고 했다. 아이가 겪고 있는 통증은 '신체화장애'라고 하는 것이다. 이는 몸에 통증이 실존한다는 것이다. 아이는 진짜 아파서 우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병원에 가면 염증 등 눈에 보이는 질병을 찾을 수 없기에 의사들이 아무 이상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 다른 의사를 찾게 되고 그러다가 닥터쇼핑에 빠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몸의 통증이 계속 되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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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언제부터 통증을 호소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부모의 말은 아이와 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와 사이가 틀어지면서부터라고 했다. 아이가 친구랑 잘 지내려고 편지도 써보고 노력을 해봤지만 잘 안됐다고 한다. 그때부터 몸의 통증을 호소했다고 한다.
아이는 태어나길 예민한 성격으로 태어난 것도 있지만 불안에 예민한 것 같다고 한다. 이 불안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때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공부를 해야한다는 불안감은 자신이 노력으로 그 불안을 다스릴 수 있다. 하지만 노력으로 안되는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인간관계이다. 인간관계는 나의 노력만으로 되는게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는 노력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 많은 불안을 느끼게 되었고 이것이 몸의 통증을 유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부모들은 아이가 아팠는데 알아주지 못했던 것에 마음이 아파서 울었다. 아이의 뇌는 불안한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통증으로 자신이 힘들다는 것을 내보이는 것이라고 한다. 말로 자신이 불안하다고 말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이 아이처럼 불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속으로 앓거나 많은 불안감을 느끼면 뇌가 통증으로 신호를 내보낸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자신의 불안감을 다스릴 수 있도록 아늑한 장소를 만들어 주고 아이가 아프다고 할때 어떨때 아픔이 시작되었는지 먼저 물어본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에게 내가 불안해서 아프다는 것을 인식하게 한다. 그리고 그 불안감이 해소될 수 있도록 대화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의사들과의 신뢰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전문의료진이 많은 시간동안 그 아이가 느꼈던 통증이 가짜라고 말했기에 의료진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진단 내리는 의사와 유대감을 형성하여 치료하면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에는 세 아이 중에 둘째에게 이야기의 포커스가 담겼다. 아픈 첫째와 아직 손길이 많이 필요한 셋째 사이에 있었던 둘째 아이는 의자에 앉아서 이야기를 하는데 언니가 안아파서 자신과 놀아줬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도 엄마가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 엄마에게 말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엄마가 언니때문에 힘든데 힘든것을 더해줄 수 없어서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외로워요"라고 말하면서 울었다. 이에 스튜디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울었다. 아마 둘째의 호소가 스튜디오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건들었던 것 같다.
이처럼 소외된 아이의 어른버전도 있었다. 자신의 엄마는 태어났을때부터 눈이 안 좋았던 동생을 병원에 데리고 다녀서 첫째인 자신을 돌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스스로 모든 것을 해야 했다고 한다. 부모가 자신에게 사랑을 준 것은 맞지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상태로 자랐다. 그러다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 자신이 받지 못했던 보살핌을 아이에게 주려고 하는데 아이는 이 강한 보살핌이 버거운 것이다. 그 강한 보살핌을 버거워하는 아이가 이해되지 않는 엄마는 더 강하게 밀어붙이는 엄마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에 아이와 트러블이 생기기 시작해서 금쪽같은 내새끼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다고 한다.
부모들은 아이가 말하지 않은 내면을 들여다볼 줄 모른다. 다른 아이가 아프다보면 한 아이만 신경쓰기에도 벅차기 때문이다. 첫째가 아파서 자신을 돌보지 못한다는 것을 안 둘째도 엄마가 힘들다는 것을 안다. 엄마는 엄마의 둘째가 "첫째가 잔소리를 안해서 좋다."고 대답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이 아이는 괜찮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누구나 그렇다. 나에게 소중한사람이 힘들다고 생각하면 내 힘듬은 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 생각이 많이 담긴 대화를 하지 못한다. 말은 하지만 진실이 많이 담겨있지 않기에 대화를 통해서만 그 사람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사람들로써는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다. 아마 둘째도 첫째가 아파서 잔소리 안하는 것이 좋다는 말이 100% 거짓은 아니였을 것이다. 어느정도는 진실이 담긴 말이다.하지만 그 안 깊숙이 엄마에게 꼭 하고 싶었던 말은 숨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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