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엊그제로 돌아간다. 한의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나오니 배가 고팠다. 한의원이 쇼핑몰에 위치해 있어서 음식점이 많았다. 그래도 다이어트를 위해서 샐러드만 시켜서 가기로 했다. 그러다 중간에 죠스떡볶이를 보았다. 떡볶이를 좋아하는 나는 친구에게 떡볶이를 먹자며 꼬시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나는 친구가 키토김밥에 눈을 못 떼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건 필시 넘어올 시그널이었다. 그래서 나는 떡볶이 대신에 친구의 마음을 사로잡은 키토김밥을 먹자고 설득하기 시작했다. 단 몇 분만에 우리는 떡볶이와 김밥, 새우표고버섯만두, 튀김을 포장해서 집에서 먹었다. 늦은 저녁이었기에 먹으면서 자면 속이 더부룩하고 체할 수 있다고 친구가 말했다. 그러면서 한의원에서 산 소화제를 먹자고 하며 스푼으로 떠 먹는 환을 한 스푼 떠서 나의 입에 쑤셔넣었다.

나는 약을 잘 삼키지 못하기에 약 먹는게 싫어한다. 하지만 아픈 건 더 싫기에 그 작은 알갱이들을 물로는 한 번에 삼키지 못하니 씹어서 동강내면서 물을 마셨다. 쌉쌀한 한약의 맛이 올라왔다. 그 맛을 그렇게 자기 전까지 내내 내 입속에서 느껴졌다. 그렇게 잠을 자고 일어나서 화장실을 갔다. 이때는 이상한 것을 못 느꼈다. 화장실에 앉아서 볼 일을 보니 배가 점점 아파오는 것이다. 내가 볼 일을 많이 봐야 하는가보다 생각하고 씻고 나와서 샐러드 남은 걸 먹었다. 어제 샐러드도 샀는데 떡볶이를 먹어서 남겼다.- 어제 조그마한 다이어트에 대한 양심이 있었다. 사실 배가 불러서 남긴 것....은 비밀이다- 그 샐러드를 다 먹었는데 또 화장실을 가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화장실을 가고 출근을 했는데 또 화장실을 가고 또 가고 또 가고 그렇게 가다보니 드는 생각은 '이런 샐러드가 상한가보다. 전에는 하루 놔두고 먹어도 괜찮았는데 이상하네.'이다. 그렇게 그날 배탈이 난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잠이 들고 오늘 아침에 깨어나서 냉장고를 보니 그 한의원에서 타온 약상자가 있었다. 소화제라고 먹을때 위화감을 느꼈는데 분명 한의원에서 사 온 소화제는 씹어먹는 약으로 알갱이가 아니었다. 하지만 다른 한의원에서 받은 소화제들은 알갱이였기에 먹었다. -스푼으로 먹은 기억은 없지만 그 약의 정체를 생각하지 못해던 나는 덥석 먹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 한의원 약상자를 까 보았다. 그 약상자에는 씹어먹는 큰 환이 캔디같은 포장지에 있었다. 나의 기억이 순간 변비약으로 튀었다.- 왜 하필 그 순간 기억나지?? 약 먹기 전에 기억나야지!! - 그 순간 바로 침대에서 자고 있는 친구에게 달려가서 나의 억울함을 토로했다. "너 나한테 변비약 줬지. 소화제 그거 씹어먹는 거였잖아."라고 따지는 나에게 친구는 "응? 난 소화제 줬는데?"라는 거였다. 나는 "소화제는 씹어먹는 거잖아. 너 한 스푼 떠서 나한테 먹였잖아."라고 대답하니, 잠시 생각하던 친구가 "어쩐지 나도 화장실 3번 갔어. 난 내가 배탈난 줄 알았어."라고 하는 것이다. 거기에 "나도 화장실 많이 갔으니깐 용서해줘."를 덧붙였다. 화가 난 나는 친구의 엉덩이에 똥침을 여러방 놓았다. 아프면 안되니깐 살살~ 이 사건이 이 글을 쓰기 시작하기 전까지의 일이다. 어느새 사건 복기를 하면서 내가 느꼈던 위화감에서 멈췄어야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역시 글을 쓰면서 내 마음을 정리하다 보니 어제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면서 그곳이 닳아버려 쓰라렸던 기억도 같이 정리된다. 일단 한 10년정도 이 에피소드를 친구에게 얘기하면서 웃어줘야 겠다. 친구를 아는 지인을 만나면 모두에게 이 이야기를 하면서 "흐흐흣" 복수의 서막이 올랐다. 마음이 정리되었다고 이 좋은 이야기를 썩힐 수는 없는 것이다. 모두와 나누기로 마음 먹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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